길을 걷다 보면 팔자로 걷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팔자걸음은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발의 각도가 15도 이상 바깥으로 벌어진 채 걷는 것을 말한다. 신발 밑창 바깥 부분이 심하게 달아 있다면 팔자로 걸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걸음걸이는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자걸음은 대부분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발목부터 골반을 구성하는 내외측 근육의 균형이 무너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외측면의 근육이 단축되고 내측면의 근육이 이완되면서 골격이 바깥쪽으로 회전하는 것이다. 양반다리로 앉거나 복부비만이 심한 경우, 그리고 허벅지 안쪽에 살이 많은 경우 팔자로 걸을 가능성이 커진다. 고령층의 경우 특정 자세를 취하는 경우 통증이 느껴져 자연스레 팔자 걸음으로 걷게 되는 경우도 있다. 팔자걸음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습관적으로 팔자로 걷다 보면 무릎 관절과 다리 근육뿐만 아니라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다리를 벌리면서 걸을 때 허리가 뒤로 젖혀지고, 허리 뒤쪽에 체중이 실리기 때문이다. 허리 뒤쪽의 관절에 부담이 가해지면 퇴행성 관절염이나 허리 디스크와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발 바깥쪽으로 체중이 쏠리면서 발목 관절의 변형이나 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발목을 자주 접지르게 되는 발목 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발바닥에 큰 압력이 가해져 족저근막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팔자걸음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11자로 걸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발을 내딛을 때 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디딜 수 있도록 한다. 상체 자세도 중요하다. 턱을 당긴 채 허리를 일자로 곧게 펴고 걷는다. 그러나 중심축의 부정렬로 인한 팔자걸음이거나, 팔자걸음이 오래 지속된 경우 오히려 11자로 걷는 것이 안 좋을 수 있다. 팔자로 굳어진 상태에서 억지로 11자로 걸으면 통증과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팔자걸음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가까운 척추관절 전문 재활의학과를 방문해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